‘파업’이 아닌 ‘파산’ 걱정할 때!
 
 [2009-01-20 오전 10:00:00]

▲ 최경연기자
이웃나라 일본에서 해마다 이 무렵 시작되는 노사 회동은 3월까지 이어진다. 노사화합이 어려운건 어느나라나 마찬가지이듯 일본에서 ‘춘투(春鬪)’라 부르는 임금투쟁이 시작되는 것이다. 기축년에도 지난 15일 일본 노사(勞使) 대표가 한자리에 앉았다. 그러나 올해 일본 노사대표자들의 만남은 그 자세부터가 달랐다. 세계적 경제한파에 일본도 속수무책인지라 노사 공동성명을 8년 만에 발표 했다. 장기불황으로 기업들이 생존을 위해 대량 해고를 단행하던 살벌한 시기였던 지난 2001년 일본 노사는 ‘고용에 관한 사회합의 추진선언’을 발표했었다. ‘경영자측은 고용 감축을 억제하고, 근로자측은 임금 인상에 유연하게 대응한다’는 내용이었다. 이는 말로써 끝난 것이 아니라 이듬해부터 일본 근로자의 평균 임금은 매년 하락했다. 실업률도 이듬해 5.5%를 정점으로 내려가 4% 선에서 하향 안정됐다. 경영자측은 ‘해고 억제’, 근로자측은 ‘임금 억제’란 약속을 각자 신의를 가지고 기업 현장에서 지킨 것이다. 올해 일본 재계의 대표단체인 게이단렌(經團連)과 노조단체인 렌고(連合)는 공동성명을 통해 ‘사회 안정의 기반인 고용 안정을 위해 최대한 노력한다’는 노사 결의와 함께, ‘실업자를 위해 고용보험을 확대하고 거주할 집을 확보해 달라’는 정부에 대한 요구를 담았다.

글로벌 경제위기로 고용시장에 한파가 몰아치자 재계와 노조가 자연스럽게 손을 맞잡은 것이다. 물론 이번에도 지난 2001년처럼 노사의 약속이 신의를 바탕으로 잘 지켜질지 주목 해 봐야 겠지만 어려운 시기 일 수록 함께 화합하려 했다는 것 자체로도 큰 의미가 있다고 할수 있다.

이런 이웃나라 소식이 전해진 가운데 잊을 만 하면 또 들려오는 우리 기업 노조 파업 소식은 뭔가 마음 한 구석을 무겁게 한다. 금속노조 현대차 지부는 19일 울산공장에서 열리는 임시 대의원대회에서 ‘쟁의행위 발생 결의의 건’을 상정한다고 밝혔다. 노조는 1월에 시행하기로 한 전주공장 주간 2교대제 시범 실시에 대해 회사 측이 연기를 요구하자 파업 카드를 꺼낸 것이다. “~하지 않으면 우리방식대로 대응 할 것”이라는 현대차 노조 홈페이지의 게시 내용을 보니, 한숨만 나온다. 이 소식을 접한 국민들의 비판여론이 거세지자 노조간부인 사업부 대표와 대의원은 물론 일반 조합원까지 파업에 반대하는 등 내부 갈등 양상도 일고 있다.

울며 겨자 먹기로 문을 닫는 동종업계, 하청 업체들의 피눈물은 모른 채 하고, 제 밥통 지키기에 혈안이 되 있는 일부 노조원들을 붙잡고 국민들이 하소연이라도 해야 하는 것일까..

어려운 시기 일수록, 상호간 좀 더 신뢰를 가지고 기다리고, 협력하고, 이해하고 해야 할 것이 아닌가... “무조건”식이 파업을 주장 할 것이 아니라 “어렵겠지만 합의 해보자”는 기본 마음을 가지고 일선 현장으로 돌아가 아직 문 열고 있는 회사에 다니는 직원의 열정을 쏟아 붙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