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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한한 나라에는 답이 없다

[2020-01-09 오후 4:07:08]
 
 

▲ 남강/시인.수필가.작가
청와대가 8일 검사장급 이상 검찰 고위 간부 32명에 대한 인사를 강행했다. 대검 차장과 반부패부장, 공공수사부장을 비롯해 청와대의 울산시장 선거 공작과 유재수 비리 비호 사건 수사를 지휘해 온 윤석열 검찰총장의 참모들이 단 한 명 예외 없이 좌천됐다. 서울중앙지검장도 교체되면서 문재인 대통령의 대학 후배 검사장이 임명됐다. 윤 총장의 손발을 잘라 현 정권을 겨냥한 수사를 유야무야시키면서 앞으로 청와대가 검찰 수사에 직접 개입하겠다는 뜻이다. 해당 검찰 간부들은 불과 6개월 전 그 자리에 임명됐다. 인사를 할 이유가 없다. 그런데 이들이 대통령의 불법 의혹과 대통령 측근 비리를 수사하자 인사권을 휘둘러 보복을 가하고 강제로 수사에서 손 떼게 만든 것이다. 독재 국가에서나 있을 법한 일이 '민주화 운동' 정권에서 벌어졌다. 9일자 조선일보 사설의 리드다. 망국의 징조를 읽고도 남음이 있다.

“독재국가에서나 있을 법한 일이 ‘민주화 운동’ 정권에서 벌어졌다”고 하지만 문 정권의 태생자체가 독재였다. 정권쟁취과정이 촛불혁명론과 ‘민란’의 협박이었지 않나. 나라경제를 송두리째 뒤흔들고 있는 민노총의 폭력성에서 확인된 독재체제다. 이럼에도 국민 다수는 환영일색이다. 공짜 평화의 환상과 복지 포퓰리즘에 사로잡혀 우왕좌왕이다. 3대세습독재의 수괴에게 쩔쩔매는 문재인 정권이지만 보수 적자인 한국당조차도 입도 벙긋 못한다. 심지어 김정은 수괴 앞에서 ‘대한민국 대통령’ 호칭을 쓰기에도 황송스러운 나머지 ‘남쪽 대통령’이라고 납작 엎드려도 무덤덤한 한국당이다. 그 결과가 문재인 대통령 지지율 50%대 안팎의 고공질주다.

문재인 대통령은 김정은으로부터 ‘삶은 소대가리’ ‘가소로운 넋두리’ ‘푼수 없는 추태’ 등등 차마 입에 담기도 민망할 모욕을 당하면서도 자나 깨나 김정은 모시기에 안달이다. 자기가 당하고 있는 모욕조차 인지하지 못하는 견고한 지지층이 받쳐주고 있기 때문이다. 그 여세가 반(反)헌법적이면서 최소한의 민주주의절차마저 완전히 깔아뭉갠 선거법·공추처법의 불법강행이지만 지지의 박수는 외려 드높다. 김정은 모시기를 위한 붉은 카펫 깔기가 바로 대한민국의 역사 참살이지만 자유민주주의 지킴이는 없다. 문재인 좌파세력의 ‘민주화 운동’ 프레임을 ‘적폐청산’으로 연결시킨 국민현혹의 미끼가 이처럼 대박을 터드린 것이다. 

문재인 정권의 앞 뒤볼 것 없는 막무가내 악정이 기상천외수법의 조국 전 법무부장관 일가의 비리의혹을 비롯해 ‘울산시장 선거공작’, ‘유재수 감찰무마’, ‘우리들병원 금융농단’ 등 이른바 3대 게이트를 양산시켰다. 이를 파고든 윤석열 검찰이 엄청난 국민의 지지를 받았지만 남가일몽으로 좌절됐다. 캄캄한 미래를 점치면서도 ‘문재인 최고다’라는 빗나간 정서는 왜일까? 이유는 간단하다. 그 자(者)가 그者라는 냉소다.

따져보면 윤석열 총장은 문재인에게 있어서는 인간적인 배신자다. 검찰 서열 두세 단계를 뛰어넘는 파격인사로 검찰의 꽃으로 불리는 서울중앙지검장을 거치기가 바쁘게 준사법부의 수장인 검찰총장까지 단숨에 꿰찼다. 그런 그가 그 자리를 제공한 문재인의 가슴에 비수를 꼽겠다니 용서될 수 없는 망나니로 치부한 것이다. 윤석열의 벼락치기 초고속출세를 냉정히 훑어보자. 대한민국 헌법을 유린한 박근혜 대통령의 국회탄핵과 헌재의 파면을 기다렸다는 듯이 전광석화로 구속시킨 장본인이 윤석열이다. 턱도 없는 온갖 짜 맞춤 혐의로 정적을 제거한 공로로 문재인의 총애를 받으면서 ‘참 검사’란 거의 국민적인 영웅이 됐다. 어떤 부류에선 차차기 대통령이란 말까지 나돌고 있다.

이렇듯 대한민국은 너나할 것 없이 물고 물리는 그야말로 난장판 난세다. 뇌물수수 자살자는 위인(偉人)으로 둔갑되고, 건국·부국 대통령은 멸시와 제거대상인 나라다. 망하는 나라에는 옳고 그름이 없다. 사리판단은 뒷전이고 오로지 눈앞에 나타난 당장의 이득에만 넋을 잃는다. 그럴듯한 구호와 제스처에 사로잡히기 일쑤다. 이럼에도 이를 바로잡아 이끌어갈 세력이 없다는데서 비극적 상황은 확산일로다. 종북좌파는 똘똘 뭉쳐 민심을 독점하고 있어도 보수우파는 찢어지다 못해 맞서 총질이다. 민주당 독주·독재를 막기는커녕 밀어주는 꼴이다. 믿을 자(놈) 하나 없다는 속된 말이 오늘의 이 나라 자화상이다. 정녕 답을 찾지 못해 망하는 걸까?

 

여성신문(womenis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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