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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계탑] <흔들리는 법치> 대통령도, 정부도, 국회도 '法' 흔든다

[2019-02-04 오전 9:45:21]
 
 

조선일보 김명진 기자  입력 2019.02.04 07:40

文 대통령 "前정권 사법농단 의혹 밝혀야"
국회는 재판거래… 정부는 고소·고발 남발
법조계 "정치권력이 ‘법치파괴’하고 있어"

▲ 문재인 대통령이 13일 오전 서울 서초구 대법원 중앙홀에서 열린 사법부 70주년 기념식장에 입장하고 있다 (청와대 제공)

지난해 9월 13일 서울 서초구 대법원 청사 내 대법정 앞 중앙홀. 사법부 70주년 기념행사에 참석한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정권의 사법 농단 의혹이 사법 신뢰를 뿌리째 흔들고 있다"며 "의혹은 반드시 규명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어 "만약 잘못이 있었다면 사법부 스스로 바로잡아야 한다"고도 했다. 서로 나뉘어진 삼권(三權)의 한 축인 행정부 수장이 다른 한 축인 사법부를 향해 문제 해결의 구체적인 방향까지 제시한 것이다.

문 대통령의 발언에 화답이라도 하듯 김명수 대법원장은 "사법부가 지난 시절 과오와 완전히 절연하고 미래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현안에 대한 철저한 진상 규명과 관련자들에 대한 엄정한 문책이 필요하다는 것이 저의 확고한 생각"이라고 했다. 이날 행사 직후 정치권과 법조계에서는 "대통령이 법치에 관여하는 듯한 부적절한 발언을 했고, 대법원장이 이에 화답한 것"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당시 자유한국당 김성태 원내대표는 "대통령이 검찰에 이어 사법부까지 손에 넣고 마음대로 하겠다는 것,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다"라고 했다.

대한민국 법치(法治)가 흔들리고 있다. 대통령에서부터 청와대, 행정부, 국회에 이어 이제는 일반 국민들까지 사법부의 판단에 개입하고, 여러가지 방법으로 압력을 행사한다. 권력과 힘이 아닌 법률에 의해 움직이는 우리 사회의 근간이 흔들리고 있는 것이다. 지난달 30일 문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꼽히는 김경수(52) 경남지사가 ‘드루킹 댓글 조작’ 사건으로 1심에서 법정구속되자 범(汎) 여권은 대놓고 재판불복을 선언하고 나섰다. 법조계에서는 이런 시도에 대해 ‘법치파괴’라는 말까지 등장했다.

▲‘드루킹’ 댓글 조작 공모 혐의를 받는 김경수 경남지사가 30일 서울중앙지법에서 징역 2년을 선고받고 법정구속된 뒤 호송차로 향하고 있다.(연합뉴스)

◇대통령 측근 구속되자 "불복" 외치는 여권
김 지사의 1심 선고 이후 더불어민주당은 성명을 내고 ‘양승태 전 대법원장 세력의 보복성 재판’이라고 했다. 재판장을 맡았던 성창호 부장판사의 탄핵까지 거론했다. 성 부장판사가 2012년부터 2년간 양 전 대법원장 비서실에서 근무한 경력을 문제삼은 것이다. "양승태 키즈", "양승태 적폐 사단"이라는 말까지 했다. 홍익표 수석대변인은 유튜브 방송에서 "성 부장판사는 양승태 대법원장 비서실에 근무했는데 단순 비서가 아니라 수행비서로 밀착 마크한 케이스"라며 "사법 농단과 관련해 비리 혐의로 조사받은 전력도 있다"고 했다.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민변)’도 이에 조응했다. 민변은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과 관련해 탄핵 소추해야 할 현직 판사 명단을 추가로 발표하겠다고 했다. 성 부장판사도 탄핵 대상에 포함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는 것이다.

여권을 중심으로 한 국회의 사법부 공격에 청와대는 별다른 입장을 내지 않았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지난 1일 여당이 사법부를 공격하고 있는 데 대해 "여당은 여당대로 가고, 청와대는 광주형 일자리나 북·미 정상회담 등 국정 운영에 집중할 것"이라고 했다. ‘민주당의 사법부 공격이 잘못됐다는 지적이 있는데 어떤 의견이냐’는 기자들의 질문에는 "그건 당에 따지라"고 했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최종 판결까지 차분히 지켜보겠다"고만 했다. 이 같은 청와대 태도에 대해 사실상 ‘묵인’하는 뜻을 밝힌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대선 불복’ 시비까지 번질 것을 우려해 침묵을 택한 것 아니냐는 말도 나온다.

▲ 청와대 특별감찰반의 민간인 사찰 의혹을 제기한 김태우(왼쪽) 검찰 수사관과 청와대의 민간기업 인사 개입 의혹을 폭로한 신재민 전 기재부 사무관(뉴시스.연합뉴스)

◇낙인찍어 고발하고, 선관위에 ‘캠프’ 사람 심고
법조계에서는 "일선 공무원들을 정부가 앞장서 고소·고발하는 것도 만만찮은 문제"라고 지적한다. 정치권이 정쟁(政爭)을 벌이다 고소·고발로 이어지는 경우와 달리 정부가 직접 나서 고발하는 것은 수사기관과 사법부에 알게 모르게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기획재정부는 지난해 9월 재정정보 유출 의혹과 관련해 자유한국당 심재철 의원과 보좌관 등을 고발했다. 청와대는 특별감찰반에서 일했던 김태우 검찰수사관을 공무상 비밀누설 혐의로 고발했다. 이른바 ‘적자 국채 발행 의혹’을 제기했던 신재민 전 사무관에 대해서도 기획재정부가 검찰에 수사해 달라고 요청했다. 이를 두고 "(정부가) 고소·고발부터 하고 본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검사장 출신 변호사는 "정부가 범죄혐의에 대해 고소와 고발은 할 수 있지만, 수사도 하기 전에 이미 범법자로 낙인찍어 버리는 것이 문제"라고 했다.

조국 민정수석은 김태우 수사관의 폭로 이후 국회에 나와 "비위 행위자의 사실 왜곡 주장이 정치적으로 이용되고 있어 매우 개탄스럽다"면서 "핵심은 김태우 수사관이 자신의 비위행위를 숨기고자 희대의 농간을 부린 데 있다"고 했다. 기재부는 신재민 전 사무관을 고발하면서 "형법 127조 공무상 비밀누설 금지 위반과 공공기록물 관리에 관한 법률 51조 위반 혐의"라면서 "이런 사안을 처벌하지 않아 제2·제3의 신재민이 생기면 공무원의 정상적인 직무 수행이나 국정 수행에 어떤 결과가 초래될지 굉장히 우려된다"고 했다. 수사기관도, 재판부도 아닌 행정부가 특정 사안에 대해 ‘법률적 판단’을 미리 결론낸 것으로 읽힐 수 있다.

▲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이 지난해 12월 31일 오후 열린 국회 운영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해 정보저장매체 임의제출 동의서를 들고 위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연합뉴스)

문 대통령은 최근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상임위원에 대선캠프 특보 명단에 있었던 조해주(64)씨를 지명했다. 자유한국당은 "선거관리 실무를 총괄하는 상임위원에 대통령이 조씨를 지명한 것은 ‘불공정선거’를 획책하고 ‘대의 민주주의를 유린하려는 것으로 볼 수 밖에 없다"고 했다. 정치권의 반발로 조씨에 대한 인사청문회가 열리지 않았지만, 문 대통령은 임명을 강행했고 조씨는 중앙선관위의 호선에 의해 상임위원에 취임했다. 조씨가 상임위원에 취임한 이후 자유한국당이 국회 내 농성에 들어가는 등 여진은 이어지고 있다.

◇입법·예산권 쥐고 사법부 흔드는 의원님들
양승태 대법원장 시절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 사건 수사 과정에서는 국회의원들이 재판에 영향을 미친 사례가 여러 건 드러났다. 국회에 파견된 판사를 통해 ‘청탁’을 하고 자신의 보좌관이나 지인 재판에 압력을 행사한 사실이 밝혀진 것이다.

▲ 서영교(왼쪽)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
검찰은 지난달 15일 이미 구속된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에 대해 추가 혐의(직권남용)를 밝혀내고 추가 기소했다. 상고법원 추진을 위해 국회의원들의 재판 민원을 들어줬다는 혐의다.

검찰에 따르면, '재판 민원'을 넣은 국회의원은 더불어민주당 서영교 의원과 전병헌 전 의원, 자유한국당 이군현·노철래 전 의원 등이다. 서 의원은 국회 파견판사를 의원회관 사무실로 불러 "지난 총선 당시 도와준 지인의 아들이 강제추행미수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는데 죄명을 바꿔주고 형량도 선처해 달라"고 청탁한 것으로 조사됐다.   서 의원의 민원은 임 전 차장을 통해 실제 재판부에 전달된 것으로 검찰은 파악하고 있다.

검찰은 임 전 차장이 2016년 8~9월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재판을 받던 이군현·노철래 당시 새누리당 의원에게 양형과 관련된 검토 문건을 만들어 법률 조언을 해준 것으로 보고 있다. 부장검사 출신의 한 변호사는 "법을 만드는 사람들이 법을 흔드는 격"이라고 했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9/02/04/2019020400003.html

여성신문(womenisnews@hanmail.net)

 
 
문재앙 난 죷되다 2019-02-04 1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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